우리 엄마는 꿈을 잘 꾸십니다.. 게다가 그 꿈이 너무나 딱 잘 들어맞지요
얼마전 불과 한달정도밖에 안되었는데.... 우리 아버지가 돌아가셨답니다 그리고 나서 3주만에 이번엔 이모가 교통사고를 당했지요
막내이모는 이제 겨우 43살밖에 되지 않았구요 20년전 23살때 이모부가 핏덩이만 둘 남겨놓고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셨기때문에 무진장 고생을 하면서 핏덩이 둘을 키우신 분입니다
아이들도 이제 갓 20이 넘었지요
교통사고를 당해서 중환자실에 있다는 말에 화들짝 놀라 그날로 바로 고속버스를 타고 광주에서 수원까지 바로 올라오셨답니다
수원 아주대 중환자실은 면회가 하루에 딱 두번 20분밖에 안되더군요 엄마는 오셔서 3시쯤 수원에 도착하시고 7시 40분까지 몇시간을 기다린끝에 겨우 몇분 면회하고 저랑같이 제집으로 오셨습니다
그날부터 날마다 저는 집(의정부)에서 수원아주대까지 출퇴근을 하다시피 하면서 면회시간에 맞춰 엄마를 모시고 다녔는데요 다행스럽게 이모는 하루가 다르게 상태가 호전되어 갔습니다
한쪽다리가 완전 절단난 상태이고 가슴 갈비뼈가 조각나서 내장기관의 파열이 아주 심했는데 아물어가고 간도 출혈이 멈춘상태라고 의사는 그랬습니다
일주일을 그렇게 다니다 엊그제 일요일날 엄마는 광주에 다시 내려가신다 했습니다 왜냐면 엄마도 관절염이 있어서 병원에 다니고 계시거든요
약이 다 떨어진 상태라 일단 가서 병원에 갔다가 화요일이나 다시 올라와야 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런데 내려간 그날밤 엄마는 꿈을 꾸셨답니다 꿈에 이모가 침대에 누워있는데 20년전에 돌아가신 이모부가 나오셨답니다
이모부가 이모위에 올라타더니 이모를 데리고 서로 엎치락 뒤차락 하더랍니다 엄마가 보니 이모부가 이모를 데려가려고 하시는것 같더랍니다
둘이 한참을 엎어졌다 되짚어졌다 하면서 싸우더니 결국 이모부가 이모를 바닥에 털썩 주저앉히고 이모는 그 상태에서 똥오줌을 줄줄 누더랍니다
엄마는 꿈속이었지만 아이고 저렇게 똥오줌 다 누믄 사람죽는데 우리 막내동생 죽게생겼네 하면서 우셨다고 합니다
그 꿈에 소스라치게 놀라 깬시각이 새벽 3시 30분.... 그때부터 잠을 못자고 계속 뒤척거리면서 안절부절 못하고 계셨는데 날이 밝자 아침 7시 쯤 수원에서 전화가 왔답니다
이모딸이름이 은혜인데요 은혜한테요.......
은혜는 " 큰이모.........엄마가 오늘을 넘기지 못하실것 같대요....." 라고 말하며 울더랍니다
그리고 결국 월요일 오전 이모는 짧은 생을 마감하셨답니다
아들하나 딸하나..핏덩이를 남겨놓고 먼저간 남편을 얼마나 원망하고 혼자서 죽을힘을 쓰며 애들을 겨우 이만큼 키워놓았는데 벌써 이세상을 하직하신 이모가 불쌍합니다
딸이 마음에 걸려서 23살 그 젊은 나이에 청상으로 재혼도 안하고 혼자서 살았던 이모.....................
이모부도 참 너무합니다 왜 이모를 데려가려고 그리 무진 애를 썼는지....... 이제 아이들도 좀 커서 고생좀 면해보나.....했는데 이렇게 빨리 데려가시다니.......
이모가 교통사고난날 이모는 전같지 않게 과음을 하면서 울었답니다
너무너무 힘들고 외롭다면서 "하루 세끼 밥만 먹여주면 나 시집갈래......" "나 시집좀 보내줘.....이젠 가고싶어..이젠 혼자살기 싫어.."하면서
주변 친구들에게 울었다합니다
우리 이모부 ........이모가 재혼할까봐 먼저 데려가신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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