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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 괴담 - 불청객 이야기

영안실에 도착한 시간은 밤 12시가 조금 넘을 무렵이었다.

녀석의 몸은 이미 싸늘하게 식어 얼굴의 홍조가 흐릿해진상태였고

예상대로 녀석의 어머님은 좁은영안실의 구석에서 조용히 앉아만계신다.

더이상 흘릴눈물이 없어 탈진한 상태같았다.



굳어버렸던 눈물샘도 녀석의 초상화앞에선

백기를 든듯 마를생각을 안했고

그렇게 녀석의 영정앞에 두번 절을했다.




친구가 생겼다.

맘에드는 친구놈이다

의리도 있고 사교성도 많은 녀석이다.

난 가장 친한친구가 누구냐는 질문에

당당히 이녀석이라고 대답할수있겠다.

그런데

그 가장친한 친구가..





죽었다.





있다 없다의 차이가

실감할수없는 현실을 발악하며 살아온 인생에

마지막 종지부를 찍어준셈이었다.

친구가 죽었다는 슬픔보단 죽기까지의 의문스러운 의혹들이

조금은 더 두려웠을까...





생각대로라면 녀석의 죽음은...

그냥 단순한 사고일뿐이다.



하지만... 녀석의 죽음은...



미리







예견되어있었다.









호진이를 알게된건 초등학교시절이다.

유난히 컵떡볶이를 좋아하던 내게

하루에 한번씩 컵떡볶이를 사준다는이유로

녀석과 친해진건 결코아니다.



집이 부자라는 이유로.. 그당시 유행하던 슈퍼콤 오락기를

내 생일날 선물해준이유로 녀석과 베스트 프렌드가 됐다는

오해를 받기도했지만..



난 정말 그 가식의 그늘속에서 허우적되는 그림자보단

녀석이 신뢰하고 믿을수있는 그런 친구였던것이다.



정말이다...






유난히 자립성이 강한 호진이는 남에게 의지하기를 싫어했고

그 독불장군같은 성격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 할때가지 계속됐다.



항상 남들의 리더가 되기를 원했고

남들을 재밌게해주고 이끌어줘야된다는 책임의식에

하루하루를 보내던 녀석이다.




호진이와 나의 사이게 보이지않는 벽이 쌓이기시작한건

성인이 될 무렵...

대학교 문제로 골병앓고있을때였다.



학과보단 명성을 중요시하던 호진이와

명성보단 자신이 즐길수있는 학과를 가야한다는 나와의

의견차이로

호진이와 나는 서로 다른 대학에 입학했고

자연적으로 우리 둘은 명절이나 특별한 일이아니곤

연락하는 횟수가 줄어들었다.





연락을할때면 서로에대해

간단히 안부만 묻는정도의 인사말곤

별달리 내용은 없었다.





이러다 녀석과 연락이 끈기는게 아닐까싶었지만

뭐 별로 심각하게 걱정할 문제는 아니지싶었다.




하루는 몸도 못움직일정도로 심하게 아픈날이있었다.

학교가 지방에있는관계로 어쩔수없이 자취를했던 난

차갑게 식은 지하 단칸방안에서 목까지 이불을 덮고

의지할 사람 하나없이 심한 몸살을 앓고있었다.



자취하면서 제일서러울때는

바로 아플때와

혼자 라면을 끓여먹을때일것이다.



내 몸을 더 아프게 했던건 찾아올 손님이 없다는

사실과 하필이면 아픈날이 주말이란 사실이었다.

온몸이 땀에 젖은체

그렇게 사경을 헤매고있을때

내방의 정적을깬건 다름아닌

호진이의 노크소리였다.





호진 : 사는 꼬라지 참 볼만하다.


나 : 뭐가


호진 : 주말에 뭐하고있냐 방구석에 쳐밖혀서


나 : 보면모르냐.


호진 : 야 전복죽좀 사와봤다. 좀 먹어봐





아파서 이번주는 못올라갈거같다고 말한건

엄마밖에 없는데

녀석은 어떻게 알고 자취방까지 찾아왔다.

자기일도 바쁠텐데..




나 : 어떻게 알고찾아왔냐


호진 : 집에 전화하니까 너 아프다고..못올라온다고 하더라


나 : 쓸데없는짓했네...


호진 : 고마운면 고맙다고해 그렇게 돌려말할건없잖아


나 : 전복죽 잘먹을게. 고맙다.


호진 : 임마. 자취생들은 감히 먹어볼수없는 고급음식이야 남기지말고 먹어.





전복죽이 코로들어가는지 입으로들어가는지 몰랐다.

당연히 맛없어서가 아니다.

단지 복받쳐오는 감정때문에 제대로 먹을수가

없어서다.




나 : 바쁠텐데 그만 가봐. 난 괜찮으니까


호진 : 온지 5분됐는데?


나 : 아...그래?


호진 : 니 5분볼려고 서울에서 이 촌구석까지 온줄알어?


나 : 아니 난 그냥 너 바쁠까봐...


호진 : 나 임마 여기서 몇일있다 갈려고


나 : 왜 학교는?


호진 : 축제야 학교... 재미없다 축체따위...





재미없을리가 없었다.

어렸을때부터 동네에서 잔치를 한다는 소식이있으면

제일먼저 달려가던 놈이니까..




호진이는 내옆에서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처음얘기는 단연 여자에대한얘기였고

나머지는 그냥 세상 살아가는 얘기들뿐이었다.



여자를 사겼는데 바람피다 걸렸다는둥

엠티가서 이쁜애한테 고백을 받았다는둥

결국 호진이는 내옆에서 지자랑만 늘어놓는다.




호진 : 너 여자없냐?


나 : 없어


호진 : 과 사람들이랑 술 안마셔?


나 : 마셔


호진 : 여자는 빼놓고 남자들만 마셔?


나 : 아니 다같이


호진 : 근데 여자없어?


나 : 아는 여자는 있지


호진 : 호감이 간다거나... 관심있는 여자는?


나 : 없어




호진 : 응 그래 피곤할텐데 좀 자둬.






그당시 난...

정말 여자란 개념자체가

탄탄대로가 보장되있는 내 인생에 걸림돌이라

치부하여...

일부로 안만든것이다.



정말이다.




오랜만에 쌀밥을먹고 녀석이 지어다 준 약을먹었다.

토요일이 지나 일요일 아침에는

거짓말처럼 몸살기운이 사라지는 듯했다.

아무래도 녀석의 정성때문인거 같다.





일요일날밤.... 영화를 보려했지만

차마 동성끼리 영화는 좀 무리가있었다.

자취방 근처의 포장마차에서 껍데기에 소주나 한잔하며

그동안의 서운했던일들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나 : 궁금한게있다


호진 : 응


나 : 연락도 없는 놈이 어떻게 올생각을 했냐


호진 : 무소식이 희소식이잖아


나 : 내얼굴 잊고사는줄알았드만


호진 : 3년된 강아지도 정들면 못버리는거야


나 : 그럼 내가 개란소리네


호진 : 개보단 낫다는 소리지..


나 : 고맙네


호진 : 알면됐고...




이럴때보면 참 쓰레기같은 새끼지만

어쩌랴 나때문에 학교까지 빠지고 찾아와준 친구이거늘...





오랫만에 부랄친구를 만난탓일까..

지루하단 생각이안들었다.

시간가는 줄모르고 우리는 기분좋게 취해갔고

2차로 단란주점을 쏜다는 호진이의 주둥이를 틀어막곤

인근의 통닭집으로 자리를 옮겼다.




맥주 500에 후라이드 반마리..

목이나 축이고 들어가자는 심보였다.





직원 : 후라이드 나왔습니다.


호진 : 당신은.. 언제 나오는데?


직원 : 네..네?


호진 : 아니... 당신 얼굴을 안주삼아 마시고싶은데.





나 : 죄송합니다. 친구가 오늘 여자한테 차였네요...


직원 : 아...네;; 그럼 맛있게 드세요.





워낙에 장난끼가 많은 녀석이다

그래선지 여자한테 인기도 많은 친구녀석...

뭐 알고는있었지만

떨어져있던 시간의 공백이 나를 어색하게했다.



맥주 500으로 시작했던 술자리는 어느새

맥주 5000cc 가 됐고

밀려오는 술값의 압박에 어쩔수없이 자리를 일어났다.



자취방이 근처라서 다행이지

조금만 멀었으면 우리둘다 집에 못들어갈뻔했다.

엉겹결에 집까지 잘 찾아온 우리는

서둘러 이불을깔고 자리에 누웠다.



잔뜩 술에취한 호진이는 옷벗을 정신도 없이

금방 잠이 들어버렸다.



녀석을 눕히고 그옆에 나도 누웠다.

씻고자야한다는 생각을 수십번해봤지만

역시



귀찮다.













드넓은 평원에 새하얗게 포장되있는 도로가있다.




그위에 검정색의 나무들이 즐비하게 늘어선다.




1인칭 시점으로 하나의 소실점을 이루는 그 도로는




호진이와 나




단 둘 뿐이다.




하얀바닥위에 너무나 선명한 검정색 나무들..



잎싹하나 없이 깡마른 가지들이



오싹함을 더해준다.



끝이 보이지않는 그 거리를 호진이와 난



아무말없이 걷고있었다.



특별한 목적지 없이 얼마나 걸었을까...



호진이는 걸음을 멈춰 선다.






호진 : 가기싫은데 가야만 할거같아




나 : 어디를




호진 : 어딘지를 모르겠어.. 근데... 꼭 가야돼





의문스런 말만남긴체

녀석은 걸음을 서둘렀다.



얼마나 걸었을까..

발목에 통증이 오기 시작한다.

꿈일지라도 그 통증은 현실과같이

느껴진다.






우리둘은 아무말없이 계속 걷고만있다.



잡다한 생각들이 머릿속을 스쳐가지만



우린 한점의 거부반응없이 그냥 계속 걷기만한다.




둘만의 블랙홀속에서 허우적대며



길게 늘어선 이 도로가



끝나기만을 간절히 기원해보지만...



그것또한 부질없는 생각일뿐



점점 멀어져만가는 소실점이 원망스러웠다.



녀석과의 거리가 좁혀지지않는다.



기다림없이 앞만보며 걷는 녀석의 뒷모습이



왠지 싸늘하게 느껴졌다.




한참을 걷다 이내 걸음을 멈춘 호진..




무엇을 본것일까...

아니면 기다리는 다른 무언가가있는걸까..



우리가 걸어온 뒷쪽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그 바람과 죽은자의 귀곡성은

한데 어우러져

하나의 악보를 만들어낸다.



울음섞인 곡성과 함께 정체모를 버스가 우리 둘 앞에서

멈춰섰고 버스의 문이 열렸다.



어디서로부터 와서 어디까지 가는 버스일까.

내가 이제껏 봐왔던 버스완 너무도 다른버스였다.



온통 검정빛으로 물들어버린 버스

다른 색이라곤 전혀 찾아볼수없을정도로

그 버스는 온통 검정색투성이다.



호진이는 반갑다는 듯이 버스의 열린문으로

걸어갔다.

호진이의 뒤를 따라 버스의 계단을 올라서자

난생 처음맡아본 쾌쾌한 냄새가

내 비위를 건드린다.





아마 지금생각에...


병원에서나 느낄수있는 특유의 알콜비슷한 냄새로 기억한다.




버스의 계단으로 올라서는 호진이를 따라

같이 올라섯다.



내 시선을 사로잡은건 다름아닌

버스안의 승객들이었다.



검은 얼굴에 온통 검은 옷들..




이목구비는 있지만

사람들은 얼굴의 윤곽을 굳힌체

앞만 주시하곤 미동없이 앉아있었다.





뭔가 그 분위기가 싫었다.

온통 검정색도

그 버스도 싫었다.



좀처럼 깨어나지 않는 내 꿈도 싫었다.





난 호진이의 팔목을 잡았다




나 : 내리자. 이거 우리가 탈 버스 아니야



호진 : 어딜내려.. 난 이거 타고갈건데. 너만 내려



나 : 말들어. 뭔가 이상하잖아... 그냥 걸어가자 우리



호진 : 싫다니까. 난 이거 타고갈거라고....



나 : 야 김호진! 지금 고집피울때가 아니야. 상황좀 봐가면서 행동해!!








호진이는 내말을 무시하며

뒷편의 빈자리에앉았다.



어쩔수 없었다.



녀석을 혼자 보내기엔 너무도 험한길이 될거같았다.

차라리 같이 가는 편이 낳다고 생각했다.

호진이가 앉은자리의 뒷자석에 앉아

주위의 사람들을 훑어봤다.

여전히 움직임없이 조용히 앉아있는 사람들...






마치 혼이 빠져나간사람처럼 보이는건 뭘까...






우린 버스가 출발하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 버스는 우리가 탄 장소에 그대로 서있었다.

다른 사람을 기다리나했지만

시간이 꽤 지났음에도 그버스는 출발하지않았다.




나 : 기사아저씨 출발안해요?


기사 : ...


나 : 아저씨 탈사람도 없는거 같은데 그냥 가죠




기사 : .....





누굴 기다리는거같진 않았다.

아무 대답도 없는 그 기사는

앞의 문을 열어논체 출발할 생각을 안했다.





호진 : 너 내려



나 : 응?



호진 : 너 내리라고...



나 : 내가 왜내려... 내릴거면 같이내려



호진 : 너 혼자... 내려





호진이의 그 말과 동시에

움직임이 없던 버스의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듯


일제히 나를 주시했다.



표정하나 찾아볼수없는 얼굴사이로

나를 째려보는듯한 그 시선들...

반갑지않은 손님을 맞이하듯 나를 노려보던 사람들...



그 버스안에서의 난 불청객이었다.



호진이는 몸을 일으켜 내 팔을 잡았다.

녀석의 팔힘이 이렇게 쎈줄은 몰랐다.

완강히 거부해도 녀석의

힘앞에선 고양이앞의 생쥐였다.



녀석의 완력에 끌려 버스에서 밀려났고

창가에 다시 앉아있는 호진이를

쳐다봤다.



버스의 앞문이 닫히고 서서히 출발하는 버스..

있는 힘껏 달려서 그 버스를 쳐보기도하고 불러세워보기도했으나

그 버스는 멈추지않고 한데 모인 소실점을 향해

앞으로 나아간다.



그 버스가 내 눈을 떠날때쯔음

호진이녀석이 날 깨웠다.




호진 : 일어나 임마! 나 집에가야돼 밥먹으러가자



나 : 아..으.응 지금 몇시야?



호진 : 11시네. 서둘러 나 버스 놓친다.



나 : 응 잠깐만...




대충 이불을 개고 얼굴에 물만 뿔이곤

서둘러 옷을 챙겨입었다.

우리가 도착한곳은

허름한 감자탕집...



뼈해장국 두그릇을 시켜놓고

어젯밤의 꿈을 다시 떠올렸다.

뭔가 이상하다.

무슨일이 일어날것만 같은 불안함은 뭘까...




호진 : 야 !





넋나간 표정으로 골똘히 앉아있던 내모습이

우스웠나보다



호진 : 무슨생각을 그렇게 해



나 : 아니 별거 아니야.



호진 : 서울가서 시간나면 또올게



나 : 호진아



호진 : 응



나 : 몇시 차냐



호진 : 2시 차



나 : 내일 가면안돼냐?



호진 : 무슨 소리야



나 : 아니면... 꼭 오늘 가야돼면.. 기차타고가라.



호진 : 전철 너무 느려. 직통버스있는데 뭐하러 기차타고가냐.



나 : 아니 어젯밤 꿈자리가 안좋아서 그래



호진 : 왜 내가 버스타고가다 사고났냐?




내가 너무 예민하다면서 멋쩍은 웃음을 지어내는 녀석...

호진인 몽상가가 아니었다.

그런 꿈얘기에 귀기울여 듣지도 않거니와

들어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게 뻔했다.




호진 : 야 꿈은 반대잖아 바보야. 걱정하지말어.



나 : 응.... 그럼 도착해서 꼭 전화해라



호진 : 아이고~ 알았어 알았어.




얘기가 끝나자마자 해장국이 나왔고

얼큰한 해장국물을 떠먹으며

숙취해소를 했다.





밥을 먹고 터미널로 자리를 옮겼다.

시간은 1시 반이었고

서울행 버스는 터미널에 먼저 와 기다리고있었다.



나 : 잘가고.. .. 뭐 별일없겠지?



호진 : 아 이새끼 진짜.. 걱정말어. 버스 사람들 탄다. 나 갈게.



나 : 짜증나게 저 사람들... 옷을 어둡게 입고 다니냐 왜..



호진 : 뭐?



나 : 어? 아냐... 얼른타라 출발하겠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전부는 아니었어도

대부분은 어두운 계통의 옷을 입고있었다.



그렇게 녀석을 보내고

찝찝한 기분으로 자취방까지 왔다.

제발 별일없기를 기도하며 녀석이 무사히 도착하기까지

기다렸다.



한편으론 내가 너무 예민한가 생각도 했지만

예민하다고 보기엔 어제의 꿈이

너무나 생생했다.



시간이 지남을 알리는 시계의 자명종소리가

귀에 거슬렸다.

시간이 지날수록 연락이 없는 호진이가

걱정됐기 때문이다.





나 : 응 잘 가고있어?


호진 : 그럼 임마. 또 걱정돼서 전화했냐?


나 : 아니 그런건 아니고


호진 : 도착하면 바로 전화할게.


나 : 그래. 조심히 가고. 눈좀 붙여 피곤할텐데.






통화가 끝나고

시계의 촛소리는 변함없이

짹깍인다.




단잠을 깨운건 7시를 알리는 자명종소리였다.

11시에 점심을 먹고 아무것도 먹지않았다.

출출한 기분에 부엌에 하나 남은 라면을 끌여먹었다.




티비앞에 상을 세우곤 라면을 올려놨다.

유선방송하나없이 정규방송만 시청했기때문에

저녁시간에 재미있는 프로가 많이한다.



마침 티비에선 동물의 왕국을 하고있었고

동물의 왕국에서 나오는 호랑이의 잔인함에

정신이 팔린체 라면먹을 생각도 못했다.




결국 불어버린 면발을 먹어야했고

채널을 돌려버렸다.




6시 내고향이라는 프로가 하고있었다.

그 프로에선 각 지방의 먹거리를 소개하고있었다.

언제나 그렇듯 티비에 나오는 음식들은

전부 맛있어보인다는게 나한텐 단점이었다.



한참을 보고있는데

때마침

밑에 뉴스 속보를 알리는

자막이 지나가고있었다.



" 서울행 직행버스 OOO 부근 코너길에 미끄러져 전복 사고

현재 사망자 15명 . 험난한 지대라 구조작업 어려워.... "




어디서나 들을수있는 낮이익은 버스사고였다.

버스기사의 졸음 운전이나

과실로 인한 사고겠지 싶었다.



결국 손해보는건 우리 시민들이란 결론이

억울했다.

탑승에 대한 요금을 냈으면

목적지 가지 안전하게 운행하는게 기사의 목인데...




뭐 별로

깊게 생각하고싶지 않았다.





그나저나 호진이녀석이 걱정이었다.

자고 일어날때가지...

부재중 전화가 한통도 없었다.



나 : 이놈 이거 중간에 딴데로 세서 술마시나..



일단 전화를 걸었다.




누가 의리의사나이 아니랄까봐

녀석의 컬러링은 안재욱의 친구였다.



컬러링 노래의 클라이 막스가 지나도

호진이는 전화받을 생각을 안했다.





전화를 끈고 다시 걸었다.





안받는다.






다시걸었다...






또 안받는다.






몇차례 걸어봤지만

역시 녀석은 받지않았다.





전화기를 이불에 던져버리곤

이불에 기대어 입에 담배를 물었다.

왜 전화를 안받을까하는 의구심이 쉽게 가시지않았다.



필터까지 타들어간 담배를 끄는순간...




아까의 뉴스 속보가 생각났다.







"서울행 직행버스 OOO 부근 코너길에 미끄러져 전복 사고"






설마...

아닐꺼야...

설마 그버스에 탔겠어...



마음을 진정시키고 또 진정시켜도

터질듯한 불안함은 내 목을 조여왔다.



호진이녀석은 전화해봤자 술먹느라 안받을테고

혹시나 녀석이 집에 들렸다 나간건지 궁금했다.

오랜만에 녀석의 어머님 목소리나 들을겸

집으로 전화를 했다.




따르르릉...




따르르릉...




따르르릉...




집에도 전화를 받지않는다.

이상했다.


전확를 안받는 이유도 이상했고.

점점 다리가 풀려가는 내 몸도 이상했다.



떨려오는 손을 부여잡고 핸드폰의 번호를 천천히

눌렀다.



계속 수화음만 들렸고 그 누구도 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렇게 몇차례 전화를 했고

결국 기다렷던 어머님의 목소리를 들을수가있었다.



허나 목소리를 듣기전 내가 처음 들었던 음성은..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통곡소리였다.

임종의 부모님을 바라보는 통곡소리처럼.

녀석의 집전화에선





그 통곡소리가 흘러나오고있었다.







서둘러 서울로 올라갔다

영안실에 도착한 시간은....... 밤 12시가 조금 넘을 무렵이다.







나 : 어머니 저 왔어요.


어머니 : 응..그래..먼데서 오느라 고생했네..





어머니 : 호진이가 병간호 잘해주든?






눈물이 쏟아졌다.

어머님의 흔들리는 동공이 비열했던 내 모습을

질책해서였고..

마지막 녀석의 뒷모습을 바라보고만있었던

내 자신을 용서할수없음에였다.



이렇게 죄인으로 남아있기싫었다.

혼자 살아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었다.

내가 조금이나마 속죄할수있는 길은

내가 꾼 꿈에 대해서 어머님께 말씀드리는 길밖에 없었다.




호진이가 자취방에 와서부터 꿈얘기..

집에 갈때까지의 얘기를 차근차근 얘기했다.




어머님은 당연 놀라는 눈치셨고

당장 뺨이라도 한대 맞았으면

아니 죽도록 나를 때려줬으면 하는 심정이었다.




하지만 어머님은 주름섞인 작은 두손으로

내 얼굴을 쓰다듬어주셨다.




어머님 : 괜찮다.. 그래도 넌 죽을 운명이 아니었나봐...다행이야 너라도 무사해서..





난 어머님한테 죄송하다는 말밖엔

달리 드릴말이 없었다.



꿈에서 그랬듯이... 호진이가 그 버스에 구지 탄건

녀석의 죽음이 이미 예견된일이라며

오히려 나를 걱정해 주셨다.




녀석의 장례가 끝나고

호진이와 자주가던..

호진이가 좋아했던 강가에

이젠 가루가되버린 녀석의 유골을 뿌려주었다.




어머님은 나룻배에 같이타고 갈것을 권유했지만

난 그럴수없었다.



무슨 면목으로 그 배에타서

주어담을수없는 눈물을 쏟으며

호진이의 유골을 만질수있을까...







꿈이 싫었고

내 자신이 싫었다.





난 꿈속 버스에서의 불청객이 아닌...


녀석의 인생에있어서


뜻하지 않은 불청객이 되었다.










호진 : 너 친구가 뭔줄아냐

나 : 응

호진 : 뭔데

나 : 힘들때 보증서주는거!

호진 : 그런 현실적인거 말고

나 : 그럼 문학적으로 말하는거야?







호진 : 별말없이 술한잔 따라줄수있는게 친구래.







난 지금 친구로써

녀석의 숨결이 잠들어있는 강가앞에

이제껏 나눴던 우정섞인 소주잔에

별말없이 술한잔을 딸고있다.

녀석이 그렇게 말하던







어쩔수없는

친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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